돈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조각난 자연

돈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조각난 자연

세종여성 0 58

화폐 및 자본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분리될 수 없는 자연을 조각 내고 그러한 욕망에 따라 자연의 모습을 기형적 모습으로 변형시키고 끊임없이 재생산함으로써 생태계의 순환적이고 연속적인 시간을 단선적이고 불연속적인 시간으로 바꾸어 놓는다. 비닐이나 플라스틱, 합성섬유나 독성 화학품 등이 현대 인류에 의해 생산되고 소비되는 시간은 그것들이 자연 안에서 분해될 수 있는 시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짧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지구 곳곳에서 매시간 대량으로 생산되고 버려진 후 분해되지 않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바다에서 커다란 섬을 이루어 떠다니거나 바닷속 생물들의 몸 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는 상황이 현대 인류가 목도하고 있는 바다. 또한 소, 돼지, 닭 등의 기업형 축산업 방식은 비좁고 밀폐된 공간 속에 대량의 가축들을 가두고 그들의 자연스러운 수정과 발육 시기를 인위적으로 앞당기거나 반복시킴으로써 동물들에게 갖가지 질병을 유발시키고 그것을 섭취하는 인간들의 건강까지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 실상 자본의 축적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그토록 과도하지 않다면 야기되지 않았을 이러저러한 자연의 폭력적 변형 방식은 자본의 축적이 자연의 주기와 순환에 따라 적절히 이루어지고 자본의 분배가 더욱 고른 상태가 될 때 충분히 비켜 갈 수 있는 것이 된다.

화폐를 향한 단순한 욕망은 자연이 지닌 생명력과 생태계의 순환성 및 연속성으로부터 우리를 눈 멀게 한다. 조각난 자연들을 끊임없이 상품화하고 자본화하는 과정에 그저 맹목적이 될 때 인간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인간이 처한 생태계를 파괴함으로써 어리석게도 인간의 생명까지 스스로 위험에 빠뜨린다. 자본의 변형과 운동이 자연의 생명력과 연속성을 따르지 않을 때 자본의 축적 과정은 자연의 모습이 지닌 본래적 주기와 순환으로부터 이탈한 폭력적이고 반생태적인 과정으로 귀착된다.

자연은 오로지 성장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 안에는 태어남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죽음이 있고 자라남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쇠함이 있다. 끊임없이 거듭되는 성장만을 목표로 하는 작금의 자본주의가 자연과 인간의 생명을 숙고하기에 앞서 성장률의 크기만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자연을 변형하고 활용하기를 그치지 않는다면 자연 안에서 인류가 사라지는 것쯤은 그리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인간은 자연 안의 무수한 생물 종들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무한하고 영원한 자연 전체가 사라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직 인류가 돈 욕망을 따라 끝없는 행진을 계속하게 된다면 그러한 인류의 존재가 종말을 고하는 것은 인간 탓에 멸종 위기에 처한 지구 안의 많은 생물 종들에게는 오히려 커다란 축복이 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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